모디슈머: 소비자의 자유도가 높아지는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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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디슈머’는 ‘modify(수정하다)’와 ‘consumer(소비자)’의 합성어입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재료를 혼합해 새롭게 제품 활용법을 창조하는 소비자를 뜻합니다.

‘기생충’ 덕분에 전 세계를 홀렸던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사진)’도 2009년 한 온라인 사이트에 올라온 개인 레시피가 유명해진 경우입니다.
업체들로선 MZ세대가 직접 만들고 입소문까지 내주는 이런 좋은 아이템을 놓칠 이유가 없습니다.

‘모디슈머’를 앞세운 신제품이 줄을 세우고 있습니다.

기존 제품을 자신만의 레시피로 만들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공유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식품업계가 ‘모디슈머’를 겨냥한 마케팅을 활발하게 이어가고 있습니다.
모디슈머는 ‘수정하다’라는 뜻의 ‘모디파이(modify)’와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consumer)’가 합쳐진 신조어로, 경험 소비 성향이 강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 1인 가구 등에서 확산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경험 소비 성향이 강한 전문 소비자의 등장으로 모디슈머 마케팅이 기업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라면업계와 모디슈머

식품업계 중에서도 특히 라면 업계인 오뚜기, 농심, 팔도 등이 모디슈머 레시피를 활용한 제품 출시에 적극적인 모습입니다.
오뚜기는 ‘진라면’의 확장 제품인 ‘진라면 볶음밥’을 출시했습니다.
오뚜기에 따르면 SNS상에서 컵라면으로 만든 볶음밥 레시피가 화제가 됐고 이를 활용한 간편식 제품이 만들어졌습니다.
농심도 지난달 김과 통깨를 넣은 ‘라면왕김통깨’를 출시했으며, 해당 제품은 라면을 고소하게 즐기고 싶은 소비자들의 의견을 반영했습니다.

팔도비빔면은 최근 소비자들의 요구로 제품 중량을 늘렸습니다. 일부 소비자들은 팔도비빔면 1개는 양은 적고 2개는 많다며 대용량 제품 출시를 원했습니다.
지난해 말 그룹 방탄소년단(BTS) 멤버 RM도 “(팔도비빔면) 하나로는 뭔가 부족하고 1.5배(로 중량을 늘린 제품을) 좀 내주셨으면 좋겠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에 팔도는 지난 1월 중량이 1.2배 늘어난 ‘팔도비빔면 컵 1.2’를 출시했습니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2012년부터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너볶이(너구리+떡볶이), 오파게티(오징어짬뽕+짜파게티) 등 라면을 이용한 음식이 SNS상에 공유되면서 모디슈머의 활약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짜파구리는 지난 2013년 MBC 예능프로그램 ‘아빠! 어디가?’에서 가수 윤민수의 아들인 윤후 군이 짜파구리를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시청자들이 따라해 전국적 인기를 누리기도 했습니다.
모디슈머의 영향으로 농심 짜파게티는 2013년 상반기 725억 원의 누적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삼양식품의 라면 브랜드인 ‘불닭 볶음면’ 역시 모디슈머의 활약이 돋보였습니다.
2012년 4월 첫 출시 당시 ‘너무 매워 사람이 먹을 수 없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모디슈머들은 스트링 치즈, 계란, 참치 등을 추가해 나만의 레시피를 만들어 공유했습니다.
삼양식품은 모디슈머들의 다양한 레시피 중 불닭볶음면에 크림소스를 추가하면 맛있다는 소비자 레시피를 제품으로 만들었습니다.
2017년 12월 국내 한정판으로 출시한 까르보불닭볶음면은 출시 이후 3개월간 3600만 개가 판매됐죠. 2018년 5월 까르보불닭볶음면은 정식 제품으로 출시됐으며 이제는 불닭브랜드 대표 제품이 되었습니다.

 

 

모디슈머 확산 이유

 

1인 가구 증가

모디슈머는 1인 가구의 증가와 ‘혼밥’, ‘혼술’ 등이 문화로 자리 잡으며 자연스레 확산세를 보였습니다.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집콕족’이 늘면서 SNS 이용자 사이에서는 자신이 개발한 레시피를 올리며 소통하는 것이 일종의 놀이로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식품 기업들도 모디슈머의 활약을 반기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모디슈머의 레시피를 활용해 제품 개발비용을 줄일 수 있고 신제품 홍보를 위한 마케팅 비용도 절감할 수 있습니다.

농심 관계자는 “짜파구리 등의 모디슈머 레시피는 소비자들이 직접 개발해 즐기는 방식이기 때문에 다른 어떤 제품보다 소비자와 활발하게 소통할 수 있고 관련 이슈가 빠르게 전파된다는 장점이 있다”며 “라면이 기존에 가진 전통적인 장점(합리적인 가격에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맛있는 음식)에 ‘재미’라는 요소가 추가됐다고 보고 소비자들이 직접 찾아낸 맛의 조합을 보다 간편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한 것이 모디슈머 마케팅의 시작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나만의 개성으로 다양한 라면을 섞어 새로운 레시피를 만들어내는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소비자들이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도록 관련 마케팅을 통해 고객 소통을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오뚜기 관계자도 “모디슈머에서 프로슈머(앨빈 토플러 등 미래 학자들이 예견한 기업의 생산자(producer)와 소비자(consumer)를 합성한 말)로 이어지며 소비자들의 의견이 제품 출시로까지 반영되고 있다”며 “이는 소비자들을 통해 검증된 레시피의 제품을 출시하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앞으로도 (모디슈머 마케팅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MZ세대가 전문 소비자의 역할을 하고 있으며 모디슈머 마케팅이 기업의 새로운 트렌드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MZ세대들은 기성세대와 달리 추종 소비 유형이 아닌 경험 소비 성향이 강하다”며 “100인 100색의 개성을 가진 MZ세대가 명품 시장에서도 주력 소비자로 활약하고 있듯이 (이와 같은 현상은) 세련된 전문 소비자의 등장이라고 볼 수 있다. 기업은 소비자의 레시피가 새로운 유행이 되는 모디슈머의 등장을 이제 트렌드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MZ의 영향력

모디슈머 열풍이 계속되는 이유로는 트렌드를 선도하는 MZ세대의 영향력을 꼽을 수 있습니다.
최신 트렌드와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이들은 이미 정해진 것보다 자신만의 것을 시도하기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또한, 스마트폰과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MZ세대에게는 자신의 경험을 SNS로 공유·확산하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놀이문화입니다.
이러한 MZ세대의 특성 때문에 모디슈머 레시피는 한번 화제가 되면 SNS에서 빠르게 퍼져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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