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걸리 + MZ세대 :: 막걸리, 더 이상 아재술이 아니다!
작성일자 : 2021-11-24
막걸리 시장 트렌드가 변하고 있습니다.
전통주라는 무거운 이미지 속에 그동안 침체기를 겪어왔던 막걸리 시장이 최근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른 MZ세대를 중심으로 탈바꿈하고 있는데요.
최근에는 다채로운 색상과 맛의 제품이 다수 출시되고 있습니다. 또 타 브랜드와의 협업도 활발한 모습입니다.
MZ세대에 재미와 흥미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브랜드에 대한 홍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함으로 분석됩니다.
2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12~2016년 3000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국내 막걸리 소매시장 규모는 2019년 4500억원대로 급성장했습니다.
지난해의 경우 홈술족 증가로 인해 5000억원대로 성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막걸리 시장이 제2의 전성기를 누릴 수 있었던 중요한 원동력은 MZ세대를 중심으로 한 늘어난 소비계층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들은 가격대비 뛰어난 품질을 자랑하는 프리미엄 막걸리를 구매하는 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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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전통주 전문 판매점, 바, 갤러리에 이어 전통주 구독 서비스까지 등장하며 MZ세대의 전통주 사랑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MZ세대는 최근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는 과실주나 여러 맛의 막걸리류를 즐겨 찾는 것으로 관측됩니다.
인스타그램이나 트위터 등 SNS에서도 색감이 예쁘고 달콤한 맛의 전통주나 전통주를 활용한 칵테일을 마셨다는 글을 다수 찾아볼 수 있습니다.
독특한 맛 다변화, 개성 강한 MZ세대 취향저격
전문가들은 전통주 업계가 독특한 맛의 신제품을 많이 출시하고 다채로운 포장을 활용하는 등 제품 다변화 노력을 기울인 점이 개성 강한 MZ세대의 취향을 저격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명욱 숙명여대 미식문화 최고위과정 주임교수는 “전통주는 한복을 입고 어른에게 받아 마시는 것이라는 과거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인스타그래머블’ (Instagrammable: 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이란 뜻의 신조어)하게 바꾸면서 트렌디하다는 이미지가 생긴 것이 MZ세대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명 교수는 “전통주 종류가 2천여 종에 이르기 때문에 자신의 취향에 맞는 술을 찾는 젊은 층에 새로운 경험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엄경자 세종사이버대 바리스타·소믈리에학과 교수는 “전통주가 다양화되면서 맛이나 가격이 다채로워진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며
“병에 붙이는 라벨이나 포장도 감각적으로 만들면서 젊은 층을 타깃으로 발전해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철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융합산업학과 교수는 “농식품 분야에서 추진하는 전통주 산업 활성화 정책이나 온라인 유통이 가능하게 된 것도
전통주에 대한 관심 향상에 기여했다”고 보았습니다.
MZ세대 사로잡은 이색 막걸리
통통 튀는 라벨에 독특한 원재료까지
요즘 ‘핫’한 막걸리는 생김새부터 다릅니다. 독특한 라벨은 물론 색다른 빛깔까지, 각양각색 막걸리가 MZ세대를 홀리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한강주조 ‘표문막걸리’입니다. 나루생막걸리로 유명한 한강주조가 곰표와 손잡고 내놓은 막걸리인데요. 네이밍부터 독특합니다.
기존 막걸리의 고루한 이미지를 뒤집자는 의미에서 ‘곰표’를 거꾸로 표기한 ‘표문’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표문막걸리를 거꾸로 뒤집어 흔들면 자연스럽게 ‘곰표’가 노출되는 방식입니다.
곰표 마스코트 ‘표곰’도 인기몰이에 한몫하는 중입니다.
표문막걸리를 기획한 고성용 대표는 “4월 4일 첫 판매 이후부터 지금까지 매일 250세트(1000병)가 조기 완판되었고,
지난 5월 26일에는 출고 30초 만에 주문이 마감되었다. 단순히 곰표 캐릭터만 빌려온 협업 제품이 아닌, 1년 이상 연구개발을 거친 신제품으로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경기 고양 ‘행주산성주가’의 ‘냥이탁주’도 개성있는 라벨 아이디어로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고양시 마스코트 ‘고양고양이’에서 영감을 얻은 탁주인데요. 분홍색 라벨에 귀여운 고양이 발자국이 여기저기 찍혀 있습니다.
경기도농업기술원이 개발해 보급한 한반도 최초의 볍씨 ‘가와지쌀’에 오미자와 송순을 넣어 상큼하고 향긋한 맛을 냈다고 합니다.
라벨뿐 아니라 막걸리 색깔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막걸리 = 흰색’이라는 공식은 옛말이 됐습니다.
경기 용인 ‘술샘’에서 선보인 ‘술 취한 원숭이’는 ‘빨간 막걸리’라는 별칭으로 유명합니다.
주원료 홍국쌀은 붉은색을 띠는 곰팡이를 고체로 발효해 만든 쌀로써 막걸리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새빨간 빛깔에 기분 좋은 단맛으로 특히 여성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서울 수유동에서 출발한 ‘독(dok)브루어리’는 새로운 실험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독특한 부재료를 활용한 ‘컬러풀 막걸리’를 꾸준히 내놓고 있는데요.
석류와 히비스커스로 붉은색을 낸 ‘걍즐겨’, 레몬·라임·홍차를 넣어 노란 빛깔을 뽐내는 ‘뉴트로’ 막걸리가 대표적입니다.
이현주 전통주갤러리 관장은 “인스타그램 등 SNS 활동이 활발한 MZ세대에게 중요한 것은 차별성이다. 즉 ‘나는 남들과 다른 것을 먹는다’는 점을 뽐내고 싶어 한다.
이런 수요에 맞춰 이색적인 라벨, 색깔, 원재료, 스토리텔링으로 무장한 다양한 막걸리가 쏟아져 나오는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막걸리 구독을? 채널 다변화
‘편의점’에서도 수십 종씩 판매
판매 채널이 점차 다변화되고 있다는 점도 MZ세대 진입장벽을 낮추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편의점이 대표적입니다. 장수막걸리, 서울막걸리 등 몇몇 한정된 막걸리만 진열됐던 편의점 매대가 최근에는 다양한 막걸리로 채워지는 중입니다.
지난 5월 기준 편의점 CU에서 취급하는 막걸리는 총 24종에 달합니다. 3년 전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어난 숫자인데요.
이에 힘입어 매출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올 1분기 CU 막걸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8% 가까이 늘어났고,
GS25도 마찬가지로 판매 중인 막걸리는 총 21종, 1분기 매출 역시 전년 대비 47.5% 증가했습니다.
이마트24 역시 총 27종 막걸리를 판매, 점점 제품군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막걸리 인기가 예상을 뛰어넘자, 아예 자체 기획한 막걸리를 내놓기도 합니다.
CU는 올해 나훈아의 인기 곡 ‘테스형’을 모티브로 한 ‘테스형막걸리’로 재미를 톡톡히 봤습니다.
테스형막걸리는 올해 가장 많이 판매된 막걸리 중 4위에 랭크되었습니다.
특히 MZ세대 관심이 높습니다. ‘테스형막걸리’ 매출에서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61.4%로 일반 막걸리(약 20%)보다 세 배 이상 높습니다.
최근 CU가 말표산업과 협업해 선보인 ‘말표검정콩막걸리’ 역시 ‘테스형막걸리’에 이어 5위를 기록할 정도로 잘 팔립니다.
전통주 전문점
수십 종, 많게는 수백 종 막걸리를 맛볼 수 있는 전통주 전문점도 빠르게 늘어나는 중입니다.
전통주 전문점 업계가 추산하는 국내 매장 수는 약 500개인데요. 100여개에 불과했던 2019년과 비교하면 그 증가세가 가파릅니다.
전통주를 병 단위로 파는 ‘전통주 보틀숍’도 속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찾아볼 수 없는 희귀 막걸리를 소매 가격으로 판매합니다.
서울 문래동 ‘현지날씨’, 충무로 ‘술술상점’, 합정동 ‘술그리다’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승훈 대표는 “전통주 전문점 창업을 희망하는 예비 창업자 문의 전화가 하루에도 몇 통씩 걸려온다.
요즘에는 서울뿐 아니라 강원 화천, 울산 등 지방에도 전통주 전문점 창업 열풍이 거세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국내 전문점 전수조사가 가능했지만 이제는 파악이 어려울 만큼 빠르게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황선자 전통주갤러리 국장 역시 “최근 전통주 비즈니스를 하고 싶다고 찾아오는 이가 많다. 눈에 띄는 점은 그중 80%는 젊은 2030세대라는 점이다.
수제 맥주·와인 등 기존 다른 주류를 취급하던 업체가 ‘막걸리를 추가하고 싶다’며 연락해오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온라인 판매처
오프라인뿐 아니다. 2017년 막걸리 온라인 판매가 허용되면서 이커머스 채널을 통한 막걸리 판매도 훌쩍 늘었습니다.
지난 5월 기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취급하는 막걸리 상품(세트 포함)은 6만6000여개에 달하는데요. 와디즈 같은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를 통한 판매도 활발합니다.
탄산감이 강해 ‘샴페인막걸리’ 별칭이 붙은 ‘울산복순도가막걸리’는 3036만원,
밝은세상영농조합의 ‘호랑이배꼽생막걸리’는 1011만원 펀딩에 성공하는 등 채널 다변화에 성공했습니다.
라이브커머스 또한 판매가 활발합니다. 지난해 9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네이버 쇼핑라이브를 통해 1시간가량 진행한
‘올해의 우리 술 특집’ 방송은 누적 시청자 1만명을 돌파, 탁주 부문 대상 수상작인 ‘대대포’가 완판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매월 큐레이션된 여러 막걸리를 받아볼 수 있는 ‘막걸리 구독 서비스’도 인기입니다.
전통주 구독 서비스 ‘술담화’는 매월 3만9000원의 구독료를 내면 2~4종의 전통주와 함께 스낵 안주, 전통주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기록한 큐레이팅 카드를 고급 박스에 담아 집 앞에 배송해줍니다.
술담화가 매월 구독 서비스로 판매하는 막걸리는 3만병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월 1만8900원에 막걸리 5병과 스낵 안주를 배송하는 ‘막개토대왕’은 매월 새로운 지역의 막걸리를 맛볼 수 있도록 서비스를 구성했습니다.
‘느린마을막걸리’로 유명한 배상면주가는 지난해 초 온라인 주류 판매 플랫폼 ‘혼술닷컴’을 통해 막걸리 정기구독과 당일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전진아 전통주 소믈리에는 “전통주 생태계에 젊은 양조인이 대거 등장하면서 마케팅·판매 방식이 확 바뀌었다.
코로나19 이후 혼술·홈술 트렌드에 익숙해진 MZ세대를 겨냥해 집 앞까지 전통주를 배송해주는 구독 서비스가 대표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허시명 막걸리학교 교장 역시 “전통주 온라인 판매·마케팅이 가능해지면서 스마트폰으로 막걸리 문화를 향유하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다양한 취향을 충족하는 막걸리가 쏟아져 나오면서 스마트폰으로 직접 가격을 비교하고 막걸리에 담긴 스토리도 배울 수 있다는 점이 MZ세대 구매 욕구를 자극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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