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벨 :: 유통업계와 ESG의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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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와 각 기업의 ESG 가치경영 정책에 따라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친환경 무라벨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최근 대형마트나 슈퍼마켓에 가 보면 아무런 상표가 붙어있지 않은 2L 생수병이 쌓여 있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는데요.
지난해 1월 롯데칠성음료가 국내 최초로 아이시스8.0을 무라벨로 선보인 이후의 일입니다.

롯데칠성음료에 이어 생수업체들의 무라벨 움직임은 점점 확산되기 시작했습니다.
하이트진로음료는 지난 2월 자사 생수 브랜드 ‘석수’ 생산량의 50% 이상을 무라벨로 전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농심 역시 지난달 자사 생수 제품 백산수 전체 판매 물량의 50%를 무라벨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의 PB생수 역시 무라벨 제품 출시에 동참했습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이른바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MZ세대의 소비 트렌드와 궤를 같이하고 있습니다.

 

 

가치소비 트렌드, 매출 성장으로 이어져

가치소비란 친환경 등 공익적 의미가 담긴 상품에 자신의 가치를 부여하고 그러한 만족도가 높은 소비재나 서비스를 구매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비닐 라벨을 없애 플라스틱 재활용 용이도를 높인 제품은 가치소비에 부합합니다.

2020년대 들어 소비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는 MZ세대는 특히 이 가치소비에 열광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착한소비를 위해서라면 더 큰 비용을 감수할 수 있다고 말한 소비자들은 2019년 55%에서 지난해 58.9%로 증가했습니다.

이는 가치소비에 대해 중요하게 인식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으며, 그 중심에는 MZ세대가 있습니다.
다만 가치소비라는 것이 신념만으로 실현되는 일은 아닙니다. 편리함과 경제성 면에서 이익이 전혀 없다면 트렌드라 하더라도 굳이 따라갈 소비자는 없을 것입니다.

무라벨 제품의 경우 보다 간편하게 분리수거를 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습니다.
생수를 다 마시고 나면 비닐 라벨을 일일이 떼어낼 필요 없이 그대로 재활용 수거함에 넣기만 하면 됩니다.

친환경 소비재의 매출 증가는 이미 통계를 통해 입증됐습니다.
편의점 CU는 최근 무라벨 생수 HEYROO 미네랄 워터 500ml의 매출이 전년 대비 78.2% 급증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븐일레븐은 무라벨 생수 ‘아이시스 2L 6입’이 라벨이 있던 전월과 대비해 매출이 80% 증가했다고 전했습니다.

 

요구르트, 화장품까지 확산되는 무라벨

무라벨 시도가 실제 매출로 이어지자 생수 이외의 제품들 사이에서도 라벨을 없애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풀무원다논의 풀무원다논 그릭 역시 라벨의 제품 필수 표기 사항만 상단 덮개로 옮기고 측면 라벨을 모두 제거해 물로 헹구고 나서 재활용 수거함에 버리기만 하면 됩니다.

탄산음료나 간장, 심지어 화장품에도 무라벨은 확산 중입니다.
대상 청정원은 최근 비닐 라벨을 제거한 ‘두 번 달여 더 진한 진간장 골드’를 선보였습니다.
리뉴얼된 제품은 측면의 비닐 라벨을 제거하는 대신 브랜드와 제품명을 양각으로 새겨 넣었습니다.

화장품 업계에서는 토니모리의 ‘원더 비건 라벨 세라마이드 모찌 진정 토너’가 최초의 무라벨 제품으로 출시돼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아직은 지지부진한 무라벨

편의점에서 무라벨 생수를 처음 본 소비자들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무라벨 생수가 시장에 선보인 지 1년이 지난 지금 시장 확대는 의외로 지지부진합니다.
환경부가 지난해 말부터 자원순환의 일환으로 투명페트병 별도 분리배출을 시행하면서 관련 업체들도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판매 현장에는 저마다 브랜드 라벨이 붙은 생수가 훨씬 많이 보입니다.
주요 원인으로는 ‘낮은 소비자 인지도에 따른 오프라인 매장 판매 부진’, ​‘브랜드 차별화를 걱정하는 기업의 소극적 태도​’​ 등이 꼽히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무라벨 생수를 판매한 건 롯데칠성음료입니다.
작년 1월 선보인 ‘아이시스 8.0 에코’는 페트병 몸체에 라벨을 사용하지 않는 대신, 라벨에 적혀 있던 제품명, 수원지, 무기물 함량 등의 정보를 병뚜껑의 작은 포장 필름에 담았습니다.
이 제품은 1.5L 제품 출시 이후 500mL, 2L 제품까지 연이어 선보이며 지난 한 해에만 총 1010만 개가 판매됐습니다.

이 밖에도 여러 식품 기업이 지난해 말 시행된 ‘페트병 분리배출제’에 발맞춰 무라벨 제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300가구 이상 공동주택이나 승강기가 설치된 150가구 이상 공동주택이 대상이며 본격 시행은 올해 7월부터입니다.
투명 페트병을 버릴 땐 내용물을 비우고 라벨을 제거한 뒤 찌그러트려 뚜껑을 닫은 후 전용 수거함에 배출해야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한국코카콜라는 환경부와 포장재 재활용 용이성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해 국내 탄산음료 최초 무라벨 제품인 ‘씨그램 라벨프리’를 출시했습니다.
로터스도 지난해 말 ‘무라벨 순창샘물’을 선보였으며 이 밖에도 제주개발공사와 농심도 올해 안에 라벨없는 생수 출시를 준비 중입니다.
CU, GS25, 롯데마트 등에서도 PB생수를 라벨없이 출시했거나, 출시할 계획입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지난해 무라벨 생수의 판매량은 전체 생수 판매량의 5% 정도다. 시장에서 무라벨 제품이 인지도가 낮은 상황임에도 적지 않은 비율이라고 보고 있다.
점차 가치소비의 비중이 커지고 있고 환경부가 협약을 통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만큼 올해는 비중을 높이고 판매 채널을 다양화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갈길이 먼 라벨프리?

하지만 완전한 ‘라벨프리’까지는 아직 갈 길이 먼데요. 기업이 우선적으로 고민하는 건 식품을 판매할 때 요구되는 ’필수 정보의 표기‘입니다.
라벨이 사라지면서 ’필수 정보를 어디에 표기하느냐‘가 관건이 됐습니다.

CU는 마개에 라벨을 둘러 그 안에 작은 글씨로 필수 정보를 적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롯데칠성음료 ‘아이시스 8.0 에코’는 이마저도 순차적으로 없앴습니다.
묶음 포장용으로 생산되는 페트병의 마개에 부착된 라벨을 없애 비닐 폐기물이 전혀 발생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다만 아직 수원지, 무기물 함량 등 필수 표기내용은 묶음 포장재에 들어가, 완전히 비닐을 없애진 못했습니다.

 

낱개 판매의 어려움

낱개 판매의 어려움도 있습니다.
환경부가 올해 1월 ‘병마개 라벨 제품 낱개 판매’, ‘무라벨 제품 소포장 판매’ 등 낱개 제품 판매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나섰지만
두 달이 지난 지금도 무라벨 제품은 대부분 온라인에서 묶음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낱개 판매가 잘 이뤄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무라벨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지도가 낮아, 오프라인 판매처, 특히 소매점에서 입고를 꺼리기 때문입니다.
온라인 상에서도 무라벨 생수의 묶음 상품은 쉽게 구매가 가능했지만 낱개 상품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또한, 소매점에서의 낱개 상품 구매는 더욱 어려웠습니다.
8일 서울시 중구의 편의점 10곳을 둘러봤지만 무라벨 생수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하는데요.

한 편의점 점주는 “낱개로는 팔지 않고 20개 묶음으로만 판매한다. 그마저도 사 가는 사람이 없어서 얼마 전부터는 들여놓지 않는다.
손님들이 아직은 라벨이 없는 제품이 익숙하지 않아서 정보가 충분히 적혀있지 않다고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기업의 소극적인 태도

기업들의 소극적인 태도도 무라벨 시장 확대를 저해하는 주요 요인입니다.
현재 무라벨 제품을 출시한 업체들도 기존의 라벨이 있는 제품과 병행해서 판매하고 있습니다.
환경오염의 주범인 플라스틱에 대해 환경부의 관리가 촘촘해졌지만 기업의 입장에서는 선제적으로 제품에서 라벨을 없애는 일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맛에서 차별화하기 어려운 생수 특성상 라벨 디자인에 제품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광고 모델의 이미지, 브랜드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색과 문구 등이 들어가는데,
무라벨 제품은 이를 전부 포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개선점과 향후 전망

생수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최우선으로 고민하는 건 ‘고객들이 과연 브랜드를 인지할 수 있는가’입니다.
뚜껑의 색, 묶음포장 디자인, 페트병 각인 등에서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인지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 싸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환경부 정책에 따라 무라벨 생수의 파이가 시장에서 확대된다면 마케팅도 눈에 띄게 변화할 거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의 업계 관계자는 “생수 시장은 최근 몇 년 사이 브랜드 경쟁에서 가격 경쟁으로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무게 때문에 온라인 배송 확장의 영향을 많이 받아 대형마트나 편의점의 PB상품군도 늘어났습니다.
이 상황에서 라벨을 없앤다는 건 삼다수, 아이시스 등 이미 브랜드 이미지를 다져놓은 기업에 좋은 상황은 아닙니다.
‘라벨을 대신할 차별화’와 ‘저단가 상품’의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무라벨, 친환경 움직임이 계속되기 위해서는 개선해 나가야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일단 상품 정보 표기에 어려움이 따른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제기됩니다.

아이시스 등 제품의 경우 뚜껑에 원산지 표기를 하고 있지만 공간의 제약 때문에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이에 업계는 대체 방안으로 박스 또는 묶음을 선택해 묶음 포장 겉면에 제품명과 원산지·성분 등을 표기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브랜드 구별 문제도 있습니다. 라벨을 떼버리면 소비자들이 각 브랜드나 제품을 구분하기 어려워지는데, 특히 생수는 뚜껑 색깔도 비슷한 경우가 많아 라벨을 떼면 아예 구분이 어렵습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오프라인에서는 무라벨 제품의 낱개 판매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실제로 대형마트 같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무라벨 생수는 대부분 묶음 단위로 팔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한계에도 무라벨 제품의 출시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환경부는 지난해 말부터 전국 공동주택에서 투명 페트병 별도 분리배출 의무화를 시행했습니다.
업계 관계자 역시 “정부의 지침과 소비자의 가치소비 니즈가 맞아 떨어져 무라벨 제품 시장은 앞으로도 더 커질 예정”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브랜드 정체성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다면, 친환경 무라벨 제품의 미래도 밝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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